왜 많고 많은 식물 중에 '팥'이 귀신을 쫓는 매개체로 알려지게 되었을까?
동짓날 우리는 따뜻한 죽을 주변 이웃들과 나눠먹기 시작했을까?
이 두 가지의 이야기는 서로 비슷한 뜻을 내포한다. 귀신을 쫓아내서 횡액이나 역병을 쫒으려고 한 일종의 미신
중국 「형초세시기」에서 '공공'이라는 사람의 망나니 아들이 죽게 되었는데, 동짓날에 죽어 전염병을 퍼트리는 역귀가 되자 생전 그가 무서워하던 팥죽으로 쫒아 냈다고 한다.
신라 「처용가」도 팥에 영향을 주는데, '처용'의 얼굴이 붉은빛을 띠었다고 하여, 그와 똑같은 색상을 가진 팥에도 귀신을 쫓는 효험이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팥죽을 먹으며 액막이처럼 구석구석 뿌리는 형태로 사용했다고 한다. 일종의 액막이 역할을 했던 것이다.
식물이 이렇게까지 '액막이'형태로 우리에게 알려진 케이스는 거의 없다. 비슷한 예로 인디언들이 영혼 의식과 치유목적으로 사용한 Smudge stick(스머지 스틱)를 들 수 있다. 그 외에도 중세 유럽에서 악귀를 물리치려고 St. John's wort를 태웠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이 외에도 흔히 우리가 요즘 사용하는 인센스들이 전부 이런 형태에 속한다. 제사 때 향을 피우는 이유도 비슷하다.
즉 액막이의 동양적인 한 형태인 '팥'
그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기 전 학명에 대해 알아보자.
학명 : Vigna angularis
과명 : 콩과
팥은 동북아시아가 원산지로 중국, 한국, 일본이 전 세계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영어로는 'Red bean'이라 불리며 소두, 적두, 적소두라 부르기도 한다.
주로 동북아시아에서 생산되며 소비 된다. 서양에서는 그렇게 많은 소비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는 팥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텁텁함 때문에 그러는데, 서양에서는 이런 텁텁함을 기피한다.
우리나라도 그래서 팥에 대한 호불호가 있는 편이다. 팥을 먹고 난 후에 입안에 남아있는 그 텁텁함을 우리는 싫어해 당도를 높여서 텁텁함을 줄이는 방식으로 요리는 한다. 대표적인 형태는 '팥죽', '양갱'이다. 그리고 나머지 아이스크림이나 일본의 앙금을 사용하는 화과자의 경우 전부 당도가 높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 알아가야 하는 사실이 존재한다. 일정 부분 텁텁함은 당도를 올리는 형태로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요리에서의 꿀팁 ㅎ
팥이 가지고 있는 효능은 몸 밖을 수분을 배출하는 이뇨효능이다. 이뇨 효능은 부종완화와도 연관이 있다. 몸이 붓는 건 수분이 빠지질 않아서 그렇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원에 부종 때문에 간다면 이뇨제를 처방해 준다. 안토시아닌도 풍부해 항산화 효능도 좋다. 그렇지만 신장이 안 좋을 경우에는 섭취를 금한다.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곡류 중에서 Vitamin B의 함량에 제일 높다. 세포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용성 비타민인데, 체내에 저장되지 않아서 꾸준하게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부작용으로는 사포닌(인삼의 사포닌과 다른 형태) 독성 성분이 들어 있어 생것으로 섭취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이뇨와 혈당 강하 작용이 있어 그게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은 식이의 형태로 섭취를 추천하지 않는다. 물론 먹고 싶으면 먹어야 한다.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프면 병원가자.
요리에서는 그렇게 많은 형태로 발전해 있지 않다. 죽, 디저트에서 거의 대부분이 소비된다. 그중에서도 소비량이 높은 형태는 디저트다. 우리가 알고 있는 팥앙금 빵, 화과자, 빙수, 떡 등이 전부 디저트다. 그리고 달콤하다. 그래서 현대에서 생각보다 소비량이 많은 재료다. 특히 일본에서 말차와 팥앙금과 아이스크림을 이용한 아포가토 계열의 디저트는 말차 전문점이라면 대부분이 존재하는 메인 디저트다. 말차와 팥의 텁텁함을 달콤함이 감싸 안은 형태. 가게 되면 꼭 먹어보도록 하자. 그리고 팥과 시나몬의 궁합이 꽤 좋은 편이다. 혹시 팥 디저트나 팥죽에 시나몬 파우더를 토핑 할 수 있으면 꼭 해서 먹어보도록 하자.
팥은 해외로 많이 알려지지 않는 식재료다.
그리고 액막이로서 역사에 소개되어 있는 이상하고 신비한 콩과의 식물이다.
올해 정말 다사다난한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럴 때 달콤한 팥죽을 먹으면서 역신이 물러나게끔 기도해보는 하루가 되면 어떨까 싶다.
코로나 19 좀 이겨내게 해 주세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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